어떤 종목의 ROE가 15%라고 하면, 그게 높은 건지 낮은 건지 감이 오시나요. 저는 안 왔습니다. 비교할 기준선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국내 상장사 2,562곳의 재무비율을 전부 조회해 분포를 그려봤습니다. 코스피·코스닥 보통주 전체이고, 2026년 8월 5일 기준입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ROE 15%는 상위 10% 안에 드는 숫자였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따로 있었습니다.
절반 가까이가 ROE 0 이하

| ROE 구간 | 종목 수 | 비중 |
|---|---|---|
| 0 이하 | 1,152 | 45.0% |
| 0~5% | 445 | 17.4% |
| 5~10% | 446 | 17.4% |
| 10~15% | 252 | 9.8% |
| 15~20% | 111 | 4.3% |
| 20% 이상 | 156 | 6.1% |
1,152종목, 전체의 45%가 ROE 0 이하입니다. 자기자본으로 이익을 못 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상장사라고 하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회사를 떠올리게 되는데, 실제로는 절반 가까이가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기준선이 나옵니다.
- ROE 10% 이상은 519종목, 전체의 20.3%. 다섯 곳 중 하나입니다
- ROE 20% 이상은 156종목, 6.1%에 불과합니다
- 이익을 내는 기업만 놓고 봐도 ROE 중앙값은 7.7%입니다
즉 ROE 15%짜리 종목을 봤다면, 그건 이미 상위 10% 안쪽입니다.
코스닥은 절반이 넘게 적자
| 시장 | 종목 수 | ROE 0 이하 | ROE 10% 이상 | 양수 중앙값 |
|---|---|---|---|---|
| 코스피 | 825 | 31.4% | 22.1% | 7.1% |
| 코스닥 | 1,737 | 51.4% | 19.4% | 8.3% |
코스닥은 절반이 넘는 51.4%가 ROE 0 이하입니다. 코스피(31.4%)와 20%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다만 흥미로운 역전이 하나 있습니다. 이익을 내는 기업만 비교하면 코스닥의 중앙값(8.3%)이 코스피(7.1%)보다 높습니다. 코스닥은 안 되는 곳과 잘 되는 곳의 격차가 크다는 뜻입니다. 평균이 아니라 분포를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ROE 20% 넘는 156곳을 다시 걸러보면
앞서 ROE 높은 기업이 좋은 주식일까에서 ROE를 부풀리는 함정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빚으로 만든 ROE, 일회성 이익, 업종 차이였습니다.
그 기준을 156종목 전체에 적용해봤습니다.

| 단계 | 남는 종목 |
|---|---|
| 전체 상장사 | 2,562 |
| ROE 10% 이상 | 519 |
| ROE 20% 이상 | 156 |
| 부채비율 100% 미만 + 순이익률 정상 | 69 |
ROE 20% 이상 156곳 중에서
- 28곳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습니다. 레버리지로 만든 ROE일 가능성이 큽니다
- 12곳은 순이익률이 100%를 넘습니다. 본업 밖 일회성 이익입니다
- 나머지 중 부채비율 100% 미만이면서 순이익률이 정상 범위인 곳이 69곳입니다
2,562곳 중 69곳, 2.7%입니다. “ROE 높은 우량주”라는 말이 실제로는 이 정도로 좁은 범위를 가리킵니다.
걸러진 69곳은 어떤 모습인가
| 기업 | 시장 | ROE | 부채비율 | 순이익률 |
|---|---|---|---|---|
| 에이피알 | 코스피 | 83.8% | 88.1% | 19.8% |
| SK하이닉스 | 코스피 | 61.2% | 35.6% | 76.7% |
| 나래나노텍 | 코스닥 | 57.8% | 16.2% | 76.3% |
| SK스퀘어 | 코스피 | 55.1% | 7.5% | 97.0% |
| 제닉 | 코스닥 | 53.7% | 50.1% | 11.8% |
| SAMG엔터 | 코스닥 | 50.1% | 40.1% | 12.2% |
공통점은 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으면서 순이익률이 두 자릿수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빚에 기대지 않고 본업에서 마진을 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SK스퀘어처럼 순이익률이 97%에 가까운 경우는 지주회사 성격상 지분법 이익 비중이 클 수 있어, 제조업과 같은 잣대로 보면 안 됩니다. 숫자가 통과했다고 해서 성격까지 같은 건 아닙니다.
기준선으로 쓰는 법
이 분포를 알고 있으면 개별 종목을 볼 때 위치가 바로 잡힙니다.
| ROE | 해석 |
|---|---|
| 0 이하 | 전체의 45%. 드문 일이 아니라 흔한 상태 |
| 5~8% | 이익 내는 기업의 평균대 |
| 10% 이상 | 상위 20% |
| 15% 이상 | 상위 10% |
| 20% 이상 | 상위 6%. 다만 절반 이상은 빚이나 일회성이 섞여 있음 |
중요한 건 마지막 줄입니다. ROE가 높을수록 함정일 확률도 같이 올라갑니다. 높은 숫자를 봤을 때 기뻐할 게 아니라 부채비율과 순이익률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데이터의 한계
- 가장 최근 공시 기준입니다. 분기가 바뀌면 분포도 움직입니다.
- 재무비율 조회가 안 된 39종목은 제외했습니다. 신규 상장이나 결산 변경 등으로 데이터가 없는 경우입니다.
- ROE는 과거 실적입니다. 앞으로도 그만큼 벌지는 이 숫자에 없습니다.
- 금융·보험은 부채비율 기준이 다르므로 위 필터에서 대부분 걸러집니다. 이 업종을 보려면 별도 기준이 필요합니다.
정리
- 국내 상장사 2,562곳 중 45%는 ROE가 0 이하입니다. 이익을 내는 것 자체가 절반의 일입니다.
- ROE 10% 이상은 20%, 15% 이상은 10%, 20% 이상은 6%입니다. 이게 기준선입니다.
- 코스닥은 51.4%가 적자지만, 이익 내는 곳의 중앙값은 코스피보다 높습니다. 격차가 큽니다.
- ROE 20% 이상 156곳에서 빚과 일회성을 걷어내면 69곳, 전체의 2.7%만 남습니다.
개별 종목의 숫자를 어떻게 읽는지는 제주반도체 숫자로 읽기에 사례로 정리해뒀고, 투자 수익에 붙는 세금과 계좌 선택은 연금저축 vs IRP 차이와 선택 기준에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공개된 재무 데이터의 분포를 정리한 기록이며, 모든 수치는 2026년 8월 5일 조회 기준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