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등록을 마치고 나면 종합소득세보다 먼저 부딪히는 것이 부가가치세입니다. 그런데 같은 매출을 올린 두 사람이 서로 전혀 다른 금액을 내는 일이 생깁니다. 세율이 다른 것이 아니라 계산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가가치세율은 일반과세자든 간이과세자든 모든 업종 10%로 같습니다. 갈리는 지점은 그 10%를 무엇에 곱하느냐입니다.

일반과세자는 뺄셈으로 계산합니다
일반과세자의 계산은 단순합니다.
납부세액 = 매출세액 − 매입세액
물건을 팔면서 받아둔 부가세(매출세액)에서, 물건을 사면서 이미 낸 부가세(매입세액)를 뺀 금액을 냅니다. 내가 만들어낸 부가가치에 해당하는 몫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산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성질이 하나 나옵니다. 매입세액이 매출세액보다 크면 차액을 환급받습니다. 개업 초기에 설비나 인테리어에 목돈이 들어간 해, 수출처럼 매출세액이 영세율로 0이 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영세율과 환급 구조는 유튜버 종합소득세 신고 가이드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간이과세자는 부가가치율을 한 번 더 곱합니다
간이과세자는 매입세액을 일일이 따지지 않습니다. 대신 업종마다 정해둔 비율로 “이 정도가 부가가치일 것”이라고 간주합니다.
납부세액 = 공급대가 × 업종별 부가가치율 × 10%
공급대가는 부가세를 포함한 총 받은 돈입니다. 일반과세자가 부가세를 뺀 공급가액으로 계산하는 것과 기준이 다릅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이 정한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업종 | 부가가치율 |
|---|---|
| 소매업, 재생용 재료수집·판매업, 음식점업 | 15% |
| 제조업, 농업·임업·어업, 소화물 전문 운송업 | 20% |
| 숙박업 | 25% |
| 건설업, 운수·창고업, 정보통신업, 그 밖의 서비스업 | 30% |
| 금융·보험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사업시설관리, 부동산 관련 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 40% |
매입세액도 아예 못 빼는 것은 아닙니다. 세금계산서를 받아둔 매입액(공급대가)의 0.5%를 납부세액 한도 안에서 공제받습니다. 다만 한도가 납부세액까지라서 공제가 많아도 환급은 나오지 않습니다. 0원이 바닥입니다.
4,800만원과 1억 400만원, 두 개의 선
어느 쪽이 되는지는 직전 연도 공급대가가 정합니다.
간이과세 적용 기준은 2024년 7월 1일부터 연 매출 8,000만원에서 1억 400만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이 금액 미만인 개인사업자가 간이과세자입니다.
그 안에서 4,800만원이 또 한 번 선을 긋습니다.
| 직전 연도 공급대가 | 구분 | 납부 | 세금계산서 |
|---|---|---|---|
| 4,800만원 미만 | 간이과세자 | 납부의무 면제 | 발급 불가 |
| 4,800만원 이상 ~ 1억 400만원 미만 | 간이과세자 | 간이 방식으로 납부 | 발급 의무 |
| 1억 400만원 이상 | 일반과세자 | 매출세액 − 매입세액 | 발급 의무 |
4,800만원은 “이하”가 아니라 “미만”입니다. 딱 4,800만원이면 면제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납부가 면제되는 것이지 신고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고는 그대로 해야 합니다.
매출이 기준 아래여도 간이과세를 못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세청이 고시하는 간이과세 배제 업종과 배제지역이 따로 있어서, 특정 상권에 자리를 잡으면 매출과 무관하게 일반과세자로 등록해야 합니다. 등록 전에 본인 업종코드와 사업장 주소가 배제 대상인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업종코드를 어디서 보는지는 프리랜서 종합소득세 추계신고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같은 매출로 두 방식을 계산해보면
연간 공급대가 6,600만원(공급가액 6,000만원 + 부가세 600만원)을 올린 소매업 사업자로 가정합니다. 매입은 세금계산서 기준 공급대가 3,300만원입니다.
| 구분 | 계산 | 납부세액 |
|---|---|---|
| 일반과세자 | 매출세액 600만원 − 매입세액 300만원 | 300만원 |
| 간이과세자 | 6,600만원 × 15% × 10% = 99만원 − 매입 3,300만원 × 0.5% = 16.5만원 |
82.5만원 |
같은 매출인데 세 배 넘게 벌어집니다. 매입이 매출의 절반인 소매업에서는 간이과세 쪽이 확연히 유리합니다.
그런데 매입 비중을 바꾸면 결과가 뒤집힙니다. 같은 매출에 매입 공급대가가 6,000만원인 경우를 보겠습니다.
| 구분 | 계산 | 납부세액 |
|---|---|---|
| 일반과세자 | 매출세액 600만원 − 매입세액 약 545만원 | 약 55만원 |
| 간이과세자 | 99만원 − 6,000만원 × 0.5% = 30만원 | 69만원 |
이번에는 일반과세자가 덜 냅니다. 간이과세자는 실제로 얼마를 매입했든 부가가치율이 15%로 고정돼 있어서, 매입이 늘어난 만큼을 세금에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예시에는 신용카드매출전표 발행세액공제 같은 다른 공제가 빠져 있습니다. 실제 납부액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으니 정확한 금액은 홈택스 부가가치세 신고 화면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간이과세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매출 규모만 보고 간이과세를 택하면 놓치는 부분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환급이 없습니다. 개업 첫해에 설비·인테리어로 수천만원을 썼다면 일반과세자는 그 매입세액을 돌려받지만 간이과세자는 납부세액이 0원이 될 뿐입니다.
둘째, 거래처가 꺼릴 수 있습니다. 직전 연도 공급대가가 4,800만원 미만인 간이과세자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없습니다. 그 사업자에게 물건을 산 쪽은 매입세액공제를 받지 못합니다. 기업 대상으로 거래한다면 이것이 실질적인 진입장벽이 됩니다.
셋째, 매입이 많은 업종이면 계산이 손해입니다. 위 두 번째 예시가 그 경우입니다. 도소매처럼 매입 단가가 높은 구조에서는 뺄셈 방식이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신고와 납부는 언제 하나
일반과세자는 6개월을 한 과세기간으로 보고 연 2회 확정신고를 합니다.
| 대상 기간 | 구분 | 기한 |
|---|---|---|
| 1월~3월 | 1기 예정 | 4월 25일 |
| 4월~6월 | 1기 확정 | 7월 25일 |
| 7월~9월 | 2기 예정 | 10월 25일 |
| 10월~12월 | 2기 확정 | 다음 해 1월 25일 |
개인 일반과세자는 예정신고 기간에 직접 신고하는 대신,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50%를 예정고지서로 받아 납부합니다. 4월과 10월에 고지서가 나오고, 낸 금액은 다음 확정신고 때 기납부세액으로 차감됩니다. 다만 고지할 금액이 50만원 미만이면 고지 대상에서 빠집니다. 고지서가 안 왔다고 해서 신고 의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금액이 기준 아래였을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간이과세자는 1년이 한 과세기간이라 다음 해 1월 25일에 연 1회 신고합니다.
등록 전에 정해야 할 순서
사업자등록을 낼 때 일반과 간이 중 하나를 고르게 되는데,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내 업종과 사업장이 간이과세 배제 대상인지 확인합니다. 배제 대상이면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다음 예상 매출이 1억 400만원 선의 어디쯤인지 봅니다. 마지막으로 초기 매입 규모를 따집니다. 첫해에 큰돈이 나갈 예정이면 환급이 되는 일반과세자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부업으로 시작하는 경우라면 등록 시점 자체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N잡 부업 사업자등록 — 어느 시점에 등록해야 하나에서 미등록 가산세까지 함께 다뤘고, 등록 후 4대보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직장인 부업 사업자등록 4대보험 글에 정리했습니다.
세율·기준금액은 개정이 잦습니다.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9월 16일 기준으로 확인한 것이고, 실제 신고 전에는 홈택스와 국세청 고시에서 현행 기준을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핵심 3줄
부가세율은 10%로 같지만 일반과세자는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빼고, 간이과세자는 공급대가에 업종별 부가가치율(15~40%)을 한 번 더 곱합니다.
직전 연도 공급대가 4,800만원 미만이면 납부는 면제되지만 신고는 해야 하고 세금계산서는 발급할 수 없으며, 1억 400만원 이상이면 일반과세자로 넘어갑니다.
매입 비중이 낮으면 간이과세가 유리하지만 환급이 없고 거래처가 매입세액공제를 못 받으므로, 초기 매입이 크거나 기업 거래가 많다면 일반과세자가 나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