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기자
눈귀한 대구에서 살 다 보면 눈이 한 번쯤은 내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물론 눈이 오고 나면 눈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대구인 경우 거의 마비가 되지만, 그래도 마음으로는 눈 구경 한번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실제로 눈이 많이 왔던 8년 전쯤, 도시가 잠깐이지만 거의 마비가 된 적도 있었다.
크리스마스만큼은 나는 교인도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설레는 마음이다 특히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 꾸긴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대구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늘 별다른 계획도 생각하지 않고 출발시간에 눈이 오고 있는 무주로 향했다.
무주를 정한 이유는, 전국 국도 cctv 상에서 눈이 내리고 있는 지역이 무주였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도에서도 확인이 가능하고 별도에 홈페이지가 있긴 하다만 네이버 지도 쪽이 편하다
무작정 무주로!
그렇게 무주행이 시작되었고 막상 무주를 도착하는데도 딱히 눈이 오지 않았다 곳곳에 눈이 내린 곳은 보이긴 했지만 이대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가 하는 그때, 이름 모를 폐교 공터에 눈이 쌓인 곳을 발견하고 아쉬운 대로 눈놀이라도 해볼 요량으로, 공터에 차를 세웠다.
이름 모를 폐교에서..
농촌 길을 지나다 보면 하나씩 드문드문 보이는 폐교들 알지 못할 사연들을 가지고 있을 그런 폐교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이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작은 학교에 흘렀던 이야기들이 이제는 누군가에 추억으로만 남아 시간이 멈춘듯하기 때문이다.
평소였으면 그냥 지나쳤을 그런 폐교에서 오늘은 쌓인 눈을 밝으며 한때를 보냈다. 한참 눈 내린 교정에서 눈을 즐기고 있다가 을씨년스러운 건물 모습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눈이 쌓일 시간이 없었던 학교
애초에 눈이 많이 오는 곳이 아니긴 했지만 눈이 오는 날이면 운동장에 눈이 쌓일 시간이 없었다. 쌓이더라도 어느새 모든 운동장이 발자국으로 가득 차기도 했다. 그만큼 아이들이 많기도 했고, 밖에서 노는 시간이 많기도 했다.
이제는 시내에서도
눈이 와도 운동장에서 그렇게 즐기는 아이들이 많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즐기고 나서는데 이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소복소복 쌓이는 눈을 보며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었다.